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허리가 끊어질 듯한 통증에 화장실 가는 것조차 두려운 순간이 있다. 양말 하나를 신으려다, 양치질 하려고 숙일 때, 머리 감는다고 쪼그리고 있다가 허리에 번개라도 맞은 듯 몸이 굳어버린 경험이 있다면 십중팔구 허리디스크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해야 한다. 당장이라도 수술대 위에 누워 이 끔찍한 고통을 끝내고 싶겠지만, 진짜 싸움은 무너진 일상 습관을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해야 된다.
갑자기 찾아온 허리디스크 파열 경험, 무조건 수술해야 할까?
수년 전에 부모님 계신 시골에 가서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쌀을 도정하려고 볏가마를 한 두 개 들어서 도정기계에 올렸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는지 아침 식사 때 허리가 이상하게 아파왔다.
차를 몰고 내 집으로 오면서 허리가 너무 아파서 운전도 와이프한테 맡겼는데, 그 다음날 출근도 못하고 병원으로 가서 MRI까지 찍어 보니 디스크 파열(수액이 터졌다는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파열이 많지는 않으나 시술을 일주일 간격으로 2회 맞으면 수술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하여 출근도 해야 해서 그날 바로 첫 번째 시술을 받았다.
시술대 위에 엎드려서 통증이 없어진다는 말에 안도를 하고 있었으나 시술 바늘이 허리에 들어오는 순간, 진짜 1~2분 정도 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말로 표현 못할 통증과 함께 나도 모르게 식은땀이 나면서 주먹을 쥐게 만들었다.
문제는 일주일 뒤 다시 시술대에 올라서는 그 순간! 느낌을 알기에 더 긴장이 되고, 엎드려 있는 그 짧은 순간에 내 다짐이나 생각과는 달리 내 몸이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로부터 약 1년 3개월은 잘 지냈는데, 문제는 3박4일의 여름 휴가를 동해안으로 가면서 장거리 운전을 하고 난 후였다.
휴가 후 허리에 통증이 너무 심해서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누워있어도 허리를 조금만 비틀거나 움직이면 악! 소리 나고 식은 땀이 날 정도로 통증을 느꼈다.
제일 힘든 건 화장실!! 걷지도 잘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간신히 좌변기에 앉기는 했으나 힘을 조금만 줘도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왔고, 휴지로 뒷처리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종아리까지 땡기고 둔탁한 느낌이 왔다.
할 수 없이 택시를 불러 병원에 가서 다시 MRI를 찍어보니... 이런, 파열이 더 진행이 되었다는 담당의사분의 말에 내 스스로 생각해도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평소 하루 8시간 넘게 구부정한 자세로 모니터만 들여다보던 직장 일과, 그리고 장거리 운전이 기어코 사단을 내고야 말았다는 것.
MRI 사진 속 디스크는 까맣게 퇴행한 것도 모자라 디스크 수액이 터져 나와 신경을 강하게 누르고 있었고, 이로 인해 극심한 방사통과 마비 증상이 나타났던 것이었고, 너무 아프니 수술해 달라고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수술은 신경을 누르는 흘러나온 디스크 조각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응급처치일 뿐, 수액을 못나오도록 틀어 막는 것이 아니기에 남은 수액이 다시 나올 수 있다는 것과,
- 수술 후 6개월 가량은 허리를 비틀거나 뛰거나 허리를 많이 수그리는 운동은 하지 말고,
- 무거운 건 들지 말고,
- 바닥에 엉덩이 붙이고 오래 앉아있지 말고,
- 20대 처럼 튼튼한 허리가 아니니 항상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대한척추외과학회의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대소변 장애나 심각한 마비 증세가 없다면 우선적으로 보존치료를 권장하고 있었고, 수술 후에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5년 내 재발 확률이 10~15%에 달한다는 통계는 큰 충격이었다.
어찌어찌해서 파열된 부위를 복강경으로 제거하는 수술은 받았으나 문제는 1년 뒤에도 허리 통증이 다시 발생했다는 것.
이번에는 바로 병원으로 가지 않고 약 50여 일을 한의원에서 침 치료와 한약을 먹었다. 그런데 별로 나아지지가 않아서 다시 병원으로 가서 MRI를 찍어보니 말 그대로 또 수액이 다시 흘러나왔다는 것.
다시 제거 수술을 받을 것이냐 묻기에 아니라고 하고, 수술 전 통증보다는 그래도 참을 수 있었기에 이번에는 통증 치료와 재활 치료를 해주는 병원으로 갔는데... 여기서 진짜 번개 맞았다!
통증 부위 주변에 3~4번 주사를 놓더니 마지막에 진짜 치료액이 들어가면서 허리에서 발까지 진짜 강한 전기가 오는 듯 한 느낌으로, 허리 병원에서 처음 맞았던 시술보다도 더 강한 자극이 와서 나도 모르게 악! 소리가 나고 식은땀이 전신에 났다.
주치의분은 "천둥쳤어요?" 하고 물었는데, 번개는 안 맞아봤지만 진짜 번개 맞고 몸으로 천둥을 느낀 듯 했다.
이 주사를 일주일 뒤 다시 맞고 다행이 통증이 약해졌으며, 약을 거의 한 달 정도 먹으니 통증이 사라졌고 정상 생활에 문제가 없었다.
다만, 허리 병원에서 제거 수술을 하고 나서 후유증이 있는데, 오른쪽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있다는 것이다. 밤에 잘 때 침대에서 다리를 쭉 피면서 발목을 안쪽으로 접는 동작을 여러 번 해야 잠을 잘 수가 있고, 걷다가도 약간 불편한 느낌이 있는데 그때마다 서서 다리를 쭉 뻗으면서 발목을 위로 심하게 젖히는 동작을 해야 편해진다.
어느 약사 분이 그러는데, 이건 평생 죽을 때까지 가져가야 할 불치병일 수 있다고...
그러면, 나는 왜 수술했을까?
첫째는 통증이었다. 죽고 싶을 만큼 심한 통증으로 한동안 일상생활이 어렵다는 것, 둘째는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다 보니 출근을 해야 했기에 버티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집에서 5분 만에 확인하는 허리디스크 자가 진단법
병원 예약 날짜를 기다리는 동안 내 허리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스스로 가늠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거실 바닥에 편안하게 누워 아래의 세 가지 테스트를 진행해 보자.
위 리스트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하거나,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전기가 통하듯 찌릿하게 내려오는 '방사통'이 있다면 디스크 파열의 전조증상일 확률이 높다.
단순한 근육 뭉침인 줄 알고 방치하다가 다리 저림이 심해진 뒤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으니 절대 통증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재발을 막는 허리디스크 보존치료 1등 공신: 걷기와 자세
보존치료를 마음먹고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바로 '걷기'였다. 처음에는 단 5분만 걸어도 다리 신경이 찢어지는 듯 당겨서 벤치에 주저앉기 일쑤였다. 옆으로 쌩쌩 지나가는 동네 어르신들을 보며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살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매일 30분씩 꾸준히 평지를 걷고 또 걸었다. 놀랍게도 한 달 남짓 지나니 통증이 점차 사라지고 다리를 옥죄던 저림 증상이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걷기만큼 중요한 것이 일상생활 속 동작 교정이다. 바닥에 떨어진 물건이나 택배 상자를 집어 들 때 허리를 깊이 숙이는 것은 디스크에 핵폭탄을 던지는 것과 같다. 반드시 허리를 꼿꼿이 세운 상태에서 무릎을 완전히 굽혀 앉은 자세로 들어 올려야 한다. 또한, 업무 중간중간 일어서서 양손으로 허리를 받치고 상체를 뒤로 부드럽게 젖혀주는 '맥켄지 신전 운동'을 수시로 실천하는 것이 좋다.
초기 급성기 통증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허리의 하중을 분산시켜 주는 견인형 복대나 지지력이 좋은 보호대를 한시적으로 착용하는 것도 훌륭한 대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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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염증을 끄고 수분을 채우는 영양 식단
건강한 척추는 결국 매일 먹는 식탁 위에서도 완성된다. 찢어진 디스크 섬유를 복구하고 신경 주변의 염증을 달래기 위해서는 디스크 구성 성분을 나 스스로 식단을 통해 직접적으로 보충해 주어야 한다.
- 콜라겐 및 양질의 단백질: 연어, 고등어, 도가니탕 등은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 칼슘 및 요오드: 우유, 멸치, 미역, 다시마 등은 뼈 자체의 밀도를 높여 퇴행을 방지한다.
- 항염증 성분: 브로콜리, 블루베리, 호두 같은 견과류는 신경 압박으로 발생한 체내 염증 수치를 낮추는 데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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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간과하기 쉽지만 절대 놓쳐선 안 될 것이 바로 수분 섭취다. 디스크 내부의 젤리 같은 수핵은 8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루 8잔 이상 깨끗한 물을 마시는 습관만으로도 디스크가 찌그러지지 않고 탄력을 유지하는 데 큰 보탬이 된다고 한다.
반대로 이뇨 작용을 촉진해 몸속 수분을 앗아가는 커피(카페인)와 염증을 악화시키는 술은 통증 기간 동안 무조건 피해야 할 경계 대상 1호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파열되어 흘러나온 디스크가 정말 자연적으로 흡수되나요?
A:
흡수될 수 있다. 체내 면역 세포인 대식세포가 터져 나온 디스크 조각을 이물질로
인식하고 공격하여 서서히 녹여 없앤다. 개인차는 있지만 철저한 보존치료와 관리를
병행하면 6개월에서 1년 사이 상당 부분 흡수되는 사례가 많다.
Q: 허리보호대나 복대는 종일 착용하는 것이 좋은가요?
A: 아니다.
급성기 통증이 심해 움직임이 어려울 때, 혹은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하는 특정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간 맹신하여 착용할 경우
척추를 지탱해야 할 코어 근육이 오히려 약해져 회복을 더디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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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걷기 운동은 통증을 참고서라도 매일 해야 하나요?
A: 절대 참으면
안 된다. 방사통이 느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걷는 것이 핵심이다. 처음에는 5분
단위로 시작해 통증이 없으면 점진적으로 시간을 늘려가고, 걸을 때 다리가
찌릿하다면 즉시 멈춰 눕거나 휴식을 취해야 신경 손상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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